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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 딛고 행복 선율' 경기 리베라 오케스트라 마스터 클래스

등록 2025.07.02 18:34:36수정 2025.07.03 15:0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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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필하모닉 단원에게 배우는 특별한 시간

[수원=뉴시스] 이병희 기자 = 경기필하모닉오케스트라 제1바이올린 김영준 수석단원이 2일 경기아트센터에서 경기 리베라 오케스트라 유영진 단원에게 바이올린을 알려주고 있다. 2025.07.02. iambh@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수원=뉴시스] 이병희 기자 = 경기필하모닉오케스트라 제1바이올린 김영준 수석단원이 2일 경기아트센터에서 경기 리베라 오케스트라 유영진 단원에게 바이올린을 알려주고 있다. 2025.07.02.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수원=뉴시스] 이병희 기자 = "오늘 경기필하모닉 오케스트라 단원 선생님께 잘 배워서, 관객들에게 행복을 전하는 리베라 오케스트라가 되겠습니다"

2일 오후 4시 경기아트센터 경기 리베라 오케스트라 연습실에서는 '경기필하모닉과 함께하는 2025 경기 리베라 오케스트라 마스터 클래스'가 진행됐다.

지난해 12월3일 창단한 '경기 리베라 오케스트라'는 도내 잠재력 있는 장애예술인 40명으로 구성된 인재양성형 장애인 오케스트라다.
 
경기아트센터는 이날 리베라 오케스트라 단원들이 경기필하모닉오케스트라 단원들에게 악기를 배울 수 있는 '마스터 클래스'를 마련했다.

12월 '세계 장애인의 날'을 맞아 열리는 배리어프리교향악축제 공연을 준비 중인 리베라 단원들에게 국내 정상급 연주자로 구성된 경기필하모닉 파트별 수석·차석 단원이 작품 해석 방식, 연습법 등을 알려주는 특별한 시간이다. 

경기필하모닉 제1바이올린 수석을 맡고 있는 김영준 단원은 이날 6명의 리베라 오케스트라 단원들을 대상으로 수업으르 진행했다. 수업을 받는 단원들 말고도 단원들과 보호자 30여 명이 연습실에서 김영준 수석단원의 말 한 마디 한 마디에 집중했다.

첫 순서는 명지대학교 관현악과 4학년 유영진(25)씨였다. 유씨의 연주를 지켜본 김 수석단원은 "손이 세워져 있어서 비브라토(vibrato·음을 상하로 가늘게 떨어 아름답게 울리게 하는 기법)가 잘 안된다"며 직접 시범을 보여주고 차근차근 설명했다.

유씨는 김 수석단원의 지시에 따라 틀린 부분을 고치려고 애썼다. 김 수석단원은 "오케스트라는 협연이다. 박자를 벗어나는 순간 틀어진다. 흐름이 중요하다. 흐름이 무너지면 음악이 성립되지 않는다"며 조언을 아끼지 않았다.

유씨는 "11월 졸업연주와 12월 공연을 앞두고 단련이 필요해서 신청하게 됐다. 경기필 수석단원에게 직접 배울 수 있는 영광스러운 자리"라며 "오늘 경험을 토대로 더 열심히 연주해서 해외에서도 연주를 해보고 싶다"고 소망을 전했다.

수업을 마친 김 수석단원은 "시간을 낼 수 있는 상황에서 마스터클래스를 마다할 이유가 없었다. 도움이 필요한 분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 좋은 기회"라며 "생각보다 수준이 높았고, 자칫 산만할 수 있는 상황에서 연주에만 집중하는 단원들의 모습이 인상적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오늘 수업에서는 리베라 단원들이 '잘 해야 겠다'는 생각보다, 좋아하는 악기를 즐기면서 했으면 하는 마음을 전하고 싶었다. 잘 하려고 욕심을 내고 있어서 오히려 실수가 나올 수 있다. 연습에만 매달리지 말고, 음악도 많이 듣고 넓게 생각했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수원=뉴시스] 이병희 기자 = 경기필하모닉 성인선 수석단원(비올라)이 2일 경기아트센터에서 경기 리베라오케스트라 신예찬 단원과 비올라 수업을 진행하고 있다. 2025.07.02. iambh@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수원=뉴시스] 이병희 기자 = 경기필하모닉 성인선 수석단원(비올라)이 2일 경기아트센터에서 경기 리베라오케스트라 신예찬 단원과 비올라 수업을 진행하고 있다. 2025.07.02.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같은 시간 바로 옆에 위치한 소연습실에서는 성인선 수석단원의 비올라 수업이 진행됐다. 성 수석단원의 수업을 받는 신예찬(25)씨는 긴장한듯 실수를 하기도 했다.

이에 성 수석단원은 "줄을 바꿀 때 실수가 생길 수 있다. 연결이 잘 되는 게 중요하다"고 친절하게 설명했다. 성 수석단원은 신씨의 연주에 손짓으로 박자를 맞추고, 고개를 끄덕이면서 칭찬을 이어갔다.

성 수석단원은 "리베라 오케스트라가 생겼을 때 연주를 보고 감동을 받은 기억이 있다. 저도 힘든 게 악기인데, 더 힘든 부분을 이겨내고 합주를 한다는 게 대단하다고 생각했다. 무대에 설 수 있게 노력했다는 것 자체가 뭉클했다"고 말했다.

그는 "오랜만에 가르칠 기회를 얻게 됐다는 것에 설레기도 했다. 막상 와서 보니까 단원들 수준이 높아서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가능성이 충분한 분들이다. 점점 더 발전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계속, 끊어지지 않게 연습해서 더 발전하는 오케스트라가 되길 기대한다"고도 했다.

수업을 기다리던 더블베이스 이준영(27)씨는 "관객에게 감동을 주고, 위로가 되는 연주를 하고 싶어서 오늘 수업에 왔다. 저는 음악을 들을 때 행복한데, 관객들도 제 음악을 듣고 행복했으면 좋겠다. 그래서 더 열심히 하려고 한다. 성장하는 모습을 보여드리겠다"고 포부를 드러냈다.

이날 연습을 지켜본 김상회 경기아트센터 사장은 "이번 프로그램을 통해 리베라 오케스트라 단원들의 기량이 향상되고, 한 단계 높이 발돋움할 기회가 되길 기대한다. 단원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다면 지속적으로 조력하고 함께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한편 '경기필하모닉과 함께하는 2025 경기 리베라 오케스트라 마스터 클래스'는 오는 4일까지 이어진다. 경기아트센터는 경기필하모닉과 리베라 오케스트라의 협업을 통해 예술적 연대를 구축하고, 지속 가능한 오케스트라 모델을 발전시켜나갈 계획이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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