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층 만성질환 '빨간불'…"환자용 도시락 판로확대 시급"
초고령 사회 젊은층 만성질환 발병률 증가
환자용 식품 만족도 높지만 판로좁아 한계
"젊은층 애용 편의점 입점 영양 관리 도움"
![[서울=뉴시스] 이영환 기자 = 13일 서울 시내의 편의점에 도시락과 삼각김밥이 판매되고 있다. 2025.01.13. 20hwan@newsis.com](https://img1.newsis.com/2025/01/13/NISI20250113_0020660068_web.jpg?rnd=20250113135101)
[서울=뉴시스] 이영환 기자 = 13일 서울 시내의 편의점에 도시락과 삼각김밥이 판매되고 있다. 2025.01.13. [email protected]
1일 식품의약품안전처(식약처) 등에 따르면 현재 환자용 식품은 식약처의 영양 기준을 통과한 식단이 주로 가정간편식 형태로 집 앞까지 배달되고 있다. 도시락·밀키트 등 국내 환자용 식품 판매액은 지난해 기준으로 56억 9천만 원이다.
환자용 식품은 질환별 맞춤형으로 개발됐다. 당뇨병 환자의 경우 혈당 관리를 돕기 위해 당과 포화지방 등을 줄인 식단을 제공받을 수 있다. 고혈압 환자를 대상으로는 혈압과 심혈관계 관리를 돕기 위해 나트륨과 포화지방을 제한하고 칼륨과 식이섬유를 보충하는 식단이 공급된다. 신장병 환자에게 제공되는 식단은 단백질·전해질 섭취를 조절해 신장의 부담을 줄이는 데 초점을 맞췄다.
현재 국내 환자용 식품 시장에는 식품업체인 현대그린푸드, 풀무원, 대상웰라이프, 잇마플, 메디쏠라 등이 진출해 있다. 이들 업체들은 주로 환자용 식품을 가정에 배달하고 있다. 현재 홈쇼핑(냉동 형태), 새벽배송 이커머스 업체, 주문생산 플랫폼으로 판매망을 넓히려고 시도 중이다.
환자용 식품은 환자들 사이에서 만족도가 높지만, 주로 가정에 배달되는 형태로 판로가 좁다보니 아직 시장이 활성화되지 못하고 있다.
박주연 현대그린푸드 상무는 "가령 신장질환 환자들은 투석 직전 식사요법이 굉장히 까다로워 집에서 음식을 해먹기 어렵기 때문에 만족도가 아주 높다"면서 "고혈압 환자들도 혈압약을 복용하면서 관리 차원에서 정기구독을 많이 하는 편이지만 (환자용 식품이) 널리 알려지지 않아 시장 규모가 크진 않다"고 말했다.
편의점 입점도 소비자와의 접점을 확대할 수 있는 방법 중 하나로 꼽히지만, 환자용 도시락은 편의점 도시락에 비해 가격 경쟁력이 떨어지고 편의점을 운영하는 업체 측이 원하는 마진(이익률)을 맞추기도 쉽지 않아 현실적으로 힘든 상황이다.
박 상무는 "판매망 확대는 절실하지만, 편의점 도시락은 5~6천원대인 반면 환자용 식품은 평균 만원을 넘어선다"면서 "만원대인 환자용 식품으로도 적자를 보는 상황에서 판매가를 더 낮출 만한 여력이 없고 편의점의 높은 수익률을 맞출 수가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일부 병원이나 지역 내 편의점을 타깃으로 별도의 기획상품을 한정된 메뉴로 만드는 방법도 있겠지만, 서로 윈윈하려면 편의점의 수익률과 환자용 식품업체의 판매량을 일정 수준 확보해야 한다"고 했다.
의료계에선 서구화된 식생활 등으로 젊은층의 비만과 만성질환이 늘고 있는 만큼 환자용 식품에 대한 접근성을 높여 삶의 질을 높일 필요가 있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젊을 때부터 비만과 만성질환을 관리하면 향후 심근경색·뇌졸중 같은 심뇌혈관질환으로 이어지거나 중증으로 발전하는 것을 막을 수 있어서다.
김정하 중앙대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20~30대 비만과 만성질환이 증가하고 있고 젊은층의 편의점 이용이 많은 편"이라면서 "원료가 좋고 정부의 영양성분 함량 기준 등을 맞춘 환자용 식품이 편의점에 입점하면 젊은층 영양관리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가령 당뇨환자용 식단은 일반인이 섭취해도 건강한 식단"이라고 했다.
식약처도 질환에 따른 원료·영양성분 함량 등을 고려한 '식품 표준제조 기준'을 신설해 안전하고 건강에도 좋은 맞춤형 환자용 식품을 다양화하고 있다. 당뇨병, 신장질환을 시작으로 암, 고혈압 환자를 대상으로 식품 표준제조 기준을 신설한 데 이어 2026년까지 폐질환, 간질환, 염증성 장질환 환자용 식품의 기준을 추가로 개발해 제공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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