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인구 13배가 외지인…생활인구가 소멸 위기 지역 살릴까?[세쓸통]
정부, 2024년부터 인구감소 지역 생활인구 통계 발표
주민등록상 등록인구에 관광객 등 체류인구 더한 개념
4분기 평균 체류인구 2223만명…등록인구 4.6배 달해
젊은층 휴가지로 떠오른 강원 양양은 체류인구가 13배
지역 소멸 위기에 '생활인구 증가' 정책적 노력 본격화
체류 인구 오래 머물고 꾸준히 찾을 수 있는 노력 필요
![[양양=뉴시스] 양양군이 참여자를 대상으로 워케이션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는 모습.(사진=양양군 제공)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https://img1.newsis.com/2025/05/16/NISI20250516_0001844605_web.jpg?rnd=20250516163438)
[양양=뉴시스] 양양군이 참여자를 대상으로 워케이션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는 모습.(사진=양양군 제공)[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세종=뉴시스] 안호균 기자 = 지난해 4분기 강원 양양군의 주민등록상 인구는 평균 2만8000명 수준이었습니다. 정부가 지정한 89개 인구감소 지역 중 하나입니다. 하지만 이 지역에서 체류한 인구는 등록 인구의 13배인 36만명을 넘었습니다. 체류 인구의 카드사용액이 전체의 60%를 넘을 정도로 지역 경제에 기여하는 비율도 높았습니다.
이렇게 양양은 관광 산업 개발을 통해 지역 소멸 위기를 극복하고 있는 지역 중 하나입니다. 휴가철이었던 지난해 8월에는 체류 인구가 등록 인구의 28배를 넘기도 했습니다. 이 때문에 최근 정책적으로 관심도가 높아지고 있는 인구 개념 중 하나가 '생활인구'입니다.
생활인구는 주민등록상 등록인구에 체류 인구(관광, 통근, 통학 등을 위해 해당 지역에서 체류하고 있는 인구)를 더해 계산합니다. 하루 3시간 이상 해당 지역에 머문 날이 한 달에 하루 이상이어야 체류 인구로 분류됩니다. 행정안전부와 통계청은 2024년부터 주민등록자료와 통신사 이동 기록, 카드 사용 정보 등을 이용해 89개 인구감소 시군구의 생활인구 통계를 산출하고 있습니다.
정부가 생활인구란 개념을 도입한건 소멸 위기를 겪고 있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지역의 인구 감소 문제가 심각하기 때문입니다. 현실적으로 정주 인구를 단기간에 늘리기 쉽지 않다면 체류 인구 유입으로 지역에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을지를 고민해 보자는 취지에서 생활인구 통계가 집계되기 시작했습니다.
행안부와 통계청이 최근 발표한 지난해 4분기 통계를 보면 89개 인구감소지역의 평균 생활인구(10~12월)는 2711만명이었습니다. 등록인구는 488만명에 불과했지만 체류인구는 4.6배나 많은 2223만명에 달했습니다.
체류 인구는 휴가철이 있는 여름에 늘었다가 겨울에는 감소하는 경향을 보였습니다. 1년 중 체류인구가 가장 많은 달은 8월이었습니다. 등록 인구의 5.9배에 달하는 2872만명이었습니다. 4분기에는 10월 2603만명(5.3배), 11월 2309만명(4.7배), 12월 1758만명(3.6배)로 점차 감소했습니다. 체류 인구 배수가 가장 높은 지역은 10월 강원 양양(17.3배), 11월 경기 가평(12.0배), 12월 전북 무주(10.6배) 등이었습니다.
인구 감소 지역에서는 체류 인구가 지역 경제에 기여하는 비중도 매우 높았습니다. 1인당 평균 카드사용액은 10월 11만1000원, 11월 11만4000원, 12월 12만4000원이었습니다. 체류 인구의 카드 사용액 비중은 10월 43.4%, 11월 41.2%, 12월 36.9%로 집계됐습니다. 특히 음식, 숙박, 문화·여가 등에 지출하는 비중이 높았습니다.
![[서울=뉴시스] 자라섬 재즈 페스티벌. (사진 = 사무국 제공) 2025.05.27.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https://img1.newsis.com/2025/05/27/NISI20250527_0001853570_web.jpg?rnd=20250527181407)
[서울=뉴시스] 자라섬 재즈 페스티벌. (사진 = 사무국 제공) 2025.05.27.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인구 감소가 생존의 문제가 되면서 생활인구를 늘리기 위한 정부와 지자체들의 노력도 본격화되고 있습니다.
접경 지역인 경기 가평군의 경우 ' 세컨드홈' 과세특례를 적용하기로 했습니다. 다르 지역에 살고 있는 사람이 가평에 주택을 추가 취득하더라도 '1가구 1주택' 혜택이 그대로 부여됩니다.
최근 여행지로 각광받고 있는 강원 양양군은 20~39세 청년층을 대상으로 자연 친화적인 환경과 새로운 라이프스타일을 경험할 수 있는 지역 체류 프로그램들을 내놓고 있습니다.
지난해 농림축산식품부는 도시에서 4일을, 농촌에서 3일을 지내는 이른바 '4도 3촌' 라이프스타일을 장려해보자는 고민에 따라 농가주택 보유 부담을 줄여주는 '농촌체류형 쉼터' 정책을 내놓기도 했습니다.
이렇게 생활인구를 늘리려는 노력이 침체된 지역에 활기를 불어넣을 수 있을까요? 아직까지는 미지수입니다.
하루 3시간 이상만 해당 지역에서 머물면 체류 인구로 분류되고 있기 때문에 하루만 머물고 가는 사람이 대부분입니다. 지역 경제에 기여도가 높은 숙박형 체류 인구는 30% 수준에 머물렀습니다. 체류 인구의 평균 체류 일수는 한 달에 약 3.3일, 평균 체류 시간은 11.7시간에 불과했습니다.
지자체들은 보통 체류 인구 유입을 위해 지역 축제 같은 관광상품을 내놓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이런 성격의 행사들이 난립하면서 지자체간 경쟁이 과열되고 투입한 비용 대비 효과가 떨어진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돼 왔습니다. 인구 감소 문제의 실질적인 대안이 되려면 지역의 생활 방식에 매력을 느끼고 꾸준히 재방문할 수 있는 인구를 늘리려는 정책적 고민이 필요하다는 지적입니다.
![등록인구 13배가 외지인…생활인구가 소멸 위기 지역 살릴까?[세쓸통]](https://img1.newsis.com/2023/07/21/NISI20230721_0001322131_web.jpg?rnd=202307211829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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