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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전도 못건진다"…'임신성 당뇨' 진단약 결국 공급중단

등록 2025.06.11 07:01:00수정 2025.06.11 07:48: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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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급 중단 원인…원료·용기 교체 때문

"낮은 약가 때문에 품절된다" 지적도

대체의약품 없어서 의료계 불안 가중

[서울=뉴시스] 글루오렌지 100액 (사진=맥널티제약 홈페이지) 2025.06.11.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글루오렌지 100액 (사진=맥널티제약 홈페이지) 2025.06.11.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이승주 기자 = 임신부를 대상으로 임신성 당뇨를 검사하는 의약품 '글루오렌지'가 공급 불안으로 품귀 현상을 빚고 있다.

11일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제약 기업 맥널티제약은 글루오렌지100액을 지난 4월 11일, 5월 21일에 공급부족의약품으로 보고했다.

글루오렌지는 포도당 내성을 측정함으로써 당뇨병과 그와 관련된 질환 상태를 진단하는 전문의약품이다. 임신부를 대상으로 포도당 100g을 투여해 임신성 당뇨에 걸렸는지 확인하는 데 사용된다.

맥널티제약은 지난 3월 5일 해당 약품을 최종 공급하고, 같은 달 31일 공급 부족이 발생했다고 보고했다. 공급 부족 사유는 '기존 포도당 제조원인 삼양사의 공급 중단에 따른 제조원 변경 진행' 때문이라고 밝혔다.

3월 공급이 중단된 이후 원료 제조원 변경을 완료한 뒤 4월부터 공급이 재개됐으나, 한 달도 못채우고 다시 물량이 떨어졌다.

맥널티제약 측은 추가 원료의 공급 지연으로 인해 생산 일정이 순연되면서 현재 다시 품절 상태라고 식약처에 보고했다.

회사 관계자는 "약품의 원료는 구했지만 이번엔 제품을 담는 플라스틱 용기 업체 이슈로, 용기를 교체하게 되면서 두 번째로 공급이 중단됐다"고 설명했다. 회사는 글루오렌지 50g을 생산하는 데로 시장에 내보내고 있지만 75g, 100g은 공급 중단 상태라고 전해왔다.

문제는 해당 제품을 대체할 만한 의약품이 없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의료계의 불안이 가중되고 있는 상황이다. 각 병원에 비축된 약품 재고까지 동나버리면 임신부에게는 필수적인 임신성 당뇨 검사가 불가능한 지경에 이를 수 있기 때문이다.

맥널티제약 측은 식약처에 7월께 정상적으로 공급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보고했으나 실제 공급 가능 일자는 그보다 늦은 10월로 예상된다. 기업 관계자는 "현재 허가 변경에 들어가 안정성 시험 중이며 기간이 늦어지면서 10월께 결과가 나와야 출고할 수 있을 것 같다"고 전했다.

업계에서는 낮은 약가가 공급 부족을 초래한 요인 중 하나라는 지적이 나온다.

글루오렌지는 2013년 2월 '퇴장방지의약품'으로 지정됐다. 퇴장방지의약품이란 환자 진료에 반드시 필요하나 경제성이 없어 생산이나 수입을 기피하는 약제를 말한다. 정부는 이를 통해 제조 원가를 보전하고 환자의 진료에 차질이 생기지 않도록 방지한다.

하지만 맥널티제약 측은 "현재 원가에도 못 미치는 가격으로 약을 생산하고 있다"고 토로했다.

글루오렌지의 급여 보험상한가는 ▲50g(150㎖) 1950원 ▲75g(225㎖) 2925원 ▲100g(300㎖) 3900원이다.

기업 관계자는 "약가는 낮은데 제품 원가는 계속 올라가는 상황이고, 비슷한 제품을 팔던 다른 회사는 손을 뗀 지 오래라 당사 제품으로 수요가 몰려 품절이 가속화된 것"이라며 "원료 이슈까지 터지면서 악순환이 빚어졌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안정성 시험 일정을 더 앞당길 수 있는지 식약처와 조율 중"이라고 덧붙였다.

식약처 관계자는 "보고된 시점보다 더 빨리 공급될 수 있도록 업체에 필요한 지원 사항 등을 논의하고 협의 중"이라며 "의료계에서 관측하는 낮은 약가를 조정하는 문제는 보건복지부 소관이라 기업, 복지부, 식약처가 함께 논의할 사안"이라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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